아르카이크기의 신전
아르카이 크기의 신전
이런 과정을 거쳐서 그리스 신전이 탄생을 하게 되는데 그리스 신전은 크게 두 단계로 나눕니다. 첫 번째가 아르카이 크기, 두 번째가 고전기죠. 그래서 우리가 아는 대표적인 훌륭한 아름다운 신전들은 고전기 때 나오게 되는데 그 전 단계로서 아르카이 크기가 있었습니다. 아르카이 크기는 아직 신전이 완전히 다듬어지지 않고, 다듬어지는 과정으로 가는 중간 과정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그리스 신전 표준형의 세 가지 조건
그리스 신전의 표준형은 세 가지 조건입니다. 하나는 건물 전체가 일단 반듯한 사각형의 윤곽을 가져야 되고, 건물 본체 바깥으로 사면에 기둥 열들이 가지런히 배치가 되어야 되고요. 두 번째는 셀라라고 부르는 본체의 실내 부분입니다. 실내에서 기둥 열이 두열로 정리가 되면서 그 사이에 공간을 확보해서 신의 조각상을 넣어야 되고요. 세 번째는 열주 하나하나를 구성하는 기둥. 즉, 오더라고 하는 부재들의 비례 체계가 정밀하게 다듬어져야 되는 거죠. 이런 완성된 조건이 갖추어진 거 고전기 때고요. 아르카이 크기는 아직 그걸로 가는 중간 과정으로서 미완 성적인 상태를 보여주게 됩니다. 그래서 사면 열주는 사각형 윤곽으로 정리가 되었으나, 그러니까 건물 전체는 사각형 윤곽으로 정리가 되었지만 사면 열주는 아직 불완전했고요. 셀라 실내에도 기둥 열이 등장을 했지만 중앙을 한 줄이 가로지르거나 해서 아직 불완전했고요. 세 번째 오더 역시 아직 비례 체계가 정리되지 않아서 짧고 둔탁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런 아르카이 크기 신전의 대표적인 예들이 여기 나와 있고요. 시칠리아 섬 이런 데 많아서 이탈리아의 세리누스에 있는 신전 씨라든가, 혹은 그리스 코린트에 있는 아폴로 신전, 그다음에 이탈리아 파이스툼에 있는 바실리카라는 신전, 이런 것들이 아르카이 크기의 신전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들이고, 특히 그중에 바실리카를 보게 되면 정면에 기둥이 9개입니다. 그러니까 아직 표준형이 아니죠. 표준형은 6개나 8개 짝수를 썼고요. 그다음에 셀라 실내에서도 중앙을 기둥 열이 한가운데를 가로지르게 되고요. 주두를 보면 찐빵을 눌러놓은 것처럼 둥글 납작합니다. 그래서 아직 이 주신, 기둥 몸체의 날렵한 맵시, 이런 것들이 안 나타나게 되는 거죠. 이게 바실리카 평면도고요. 지금 설명드린 대로 기둥 열이 전체적으로 언뜻 보면 갖추어진 것 같지만 좀 더 섬세하게 표준형에는 못 이루게 되고, 특히 이제 셀라 실내를 한가운데 기둥이 가로지르고 가기 때문에 신의 조각상을 놓을 공간이 없는 거죠. 외관도 보면 사람들이 좀 소박하고, 그런 모습을 보이기는 하지만 역시 서양 건축의 본질은 형식주의, 그렇기 때문에 파르테논이나 포세이돈 신전에서 보인 것과 같은 아주 날렵하고 당당하고 균형 잡힌 기둥 모습이 서양 사람들이 좋아하는 완성된 모습입니다.
불완전한 아르 카이크 모습
거기에 비하면 아직 주두도 보면 찐빵을 눌러놓은 것처럼 납작하고요. 가까이서 본모습이죠. 아직 전체적으로 불완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세리누스에 있는 신전 씨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게 지금 짓노라면 이게 오히려 소박하고 좋다고 할 수 있겠지만 형식성을 기준으로 하면 역시 이건 아직 불완전한 아르카이 크기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하겠습니다.